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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문형배 전 헌법재판관 『호의에 대하여』 & 명강의Big10 북토크

by 자작나무독자 2025. 10. 27.

『호의에 대하여』를 읽고 나서

문형배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의 첫 에세이인 『호의에 대하여』에 대한 독후감을 이제 쓴다. 잠이 안 오기도 하고, 더 잊기 전에 써야겠다 싶어서 기록한다. 8월 미국에 있을 때부터 귀국하는 날만을 기다렸다가 바로 구매한 책이다. 왜냐면 내가 미국에 이북리더기를 안 가지고 갔기 때문이다. (불쌍한 내 이북리더기,,,한 달 동안 혼자 집에 있었다 🥲)

전자책과 종이책 둘 다 구매하였다 어쩌다보니 이렇게 되었다

배송을 기다리기 싫어 전자책으로 먼저 구입하여 읽었다. 그만큼 기다렸던 책이다. 나중에 결국 종이책도 사긴 했다. 종이책과 전자책 둘 다 보유하고 있는 책은 한강 작가님의 ≪채식주의자≫, ≪소년이 온다≫ 그리고 문형배 작가님의 ≪호의에 대하여≫ 이렇게 세 권뿐이다. 어쩌다 보니까 이렇게 세 권은 두 가지 모두 구매하게 되었는데 나에게는 모두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책들이라 후회하지 않는다.  
 
이제 책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다. ≪호의에 대하여≫는 문형배 전 헌법재판관이 1998년 9월부터 2025년 8월까지 작성해 2006년 9월부터 개인 블로그에 올린 1500여 편 중 120편의 글을 선별하고 새롭게 원고를 덧대어 낸 에세이집이다. 올해 초부터 작가님 블로그를 여러 번 눈팅했던지라 이미 읽어본 글들을 책에서 다시 읽었을 때 반가웠다. 특히 친구의 지식이 네이버 지식이라고 방어하셨다는 부분은 다시 읽어도 웃겼다. 굉장히 담백하게 글을 쓰시는데 유머가 담겨있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그리고 2부 독서일기도 나중에 책을 고를 때 참고하면 좋다. 실제로 나는 책을 고를 때 블로그에 올려놓으신 책들을 참고하고 있다. 
 
아래는 발췌한 부분들이다.

판사로서 사건을 처리하다 보면 '착한 사람은 법을 모르고, 법을 아는 사람은 착하지 않은 경우'를 종종 본다. 그런 사건일수록 해결이 어렵고, 착한 사람을 보호하고자 궁리를 해보나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착한 사람에게 적용되는 법 따로 있고 착하지 않은 사람에게 적용되는 법 따로 있을 수는 없으니까. 21쪽

작가님의 블로그 이름도 '착한 사람들을 위한 법 이야기'이다.

식물에 '리비히 법칙' (최소율의 법칙) 이라는 게 있다. 식물의 생산량은 식물에 최소량 존재하는 무기 성분에 의해 지배받는다는 법칙이다. 정치·사회·문화 분야도 마찬가지다. 평균적인 게 우리 사회의 성장 발전을 결정하는 게 아니라 가장 낮은 부분이 우리나라의 성장 발전을 결정한다. 49쪽

10월 23일 있었던 성동명사특강에서 '리비히 법칙'을 인용하시면서 대한민국에서 부족한 영양소는 '청렴'과 '사회 통합'이라고 하셨다. 

법의 무지는 면책되지 않는다고 (법을 몰랐다고 책임이 사라지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그렇고, 그렇다고 책임이 없다고 말할 수도 없고 참 난감합니다. 늘 하는 말이지만 착한 사람부터 법을 알아야 합니다. 66쪽
그러니 착한 사람들부터 법을 알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제가 어쭙잖게 이러한 글을 계속 쓰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67쪽
저도 선생님으로부터 입은 은혜를 언젠가는 다른 사람에게 갚을 것입니다. 이런 선순환이 쌓여 이 사회가 훨씬 단단해지고 아름다워지길 바랍니다. 87쪽
선이 강해지는 방법은 선이 선끼리 합치는 것이다. 207쪽

 

교보문고 '명강의Big10' 문형배 작가 북토크를 다녀와서

 
10월 18일 교보빌딩에서 열렸던 문형배 작가님의 북토크에 다녀왔다. 예매 오픈 당시에 티켓 구매를 못 해서 매일 10시마다 취소표를 찾아 새로고침을 했다가 운좋게 티켓 하나를 구매할 수 있었다. 원래 이날 현대캐피탈 과제 테스트가 있던 날이었는데 북토크를 갈 기회는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 같아 테스트를 포기하고 갔다. 결론적으로 잘한 선택이었던 것 같다. 나에게 개인적으로 유익하고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독서를 하시는 이유는 책에도 나와있듯이 3無 (무지, 무경험, 무소신) 를 극복하기 위해서라고 하셨다. 그리고 글을 쓰는 사람들은 현실에서 억눌려 있기 때문이라고 하셨는데 어느정도 공감이 되었다. 나만 해도 아무 걱정 없고 아무 일도 없으면 딱히 글을 쓰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다. 아직까지 기억에 남는 문장은 '호의는 축적이 되어 언젠가 돌아온다'는 것이다. 호의는 베풀고 잊어야 한다. 하지만 나는 그러지 않았던 것 같다. 선의로 베풀더라도 언젠가는 돌아오겠지라는 마음을 품었던 것 같다. 이제는 그러지 않으려 노력해야 겠다. 그리고 강연을 들으면서 선하고 따뜻하신 분이라는 걸 다시 한 번 알게 되었다. 

강연을 30분만에 끝내신 후, 나머지 한시간은 질의응답 시간으로 하겠다고 하셔서 깜짝 놀랬었다. 항상 느끼는 건데 질의응답 시간은 정말 소중하다. 다른 사람들의 생각도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튼 다른 분들의 질문과 작가님의 답변을 열심히 들었다. 그러다가 블로그 얘기가 나오다가 갑자기 내 닉네임을 언급하시면서 감사하다고 하셔서 당황했다. 근데 그 자리에서 손을 들고 차마 나라고 할 수가 없었다.  관종 같을까봐 자제한 것도 있지만 우선 너무 놀랐다.. 우선 내 닉네임이 문형배 작가님의 필명인 '자작나무'에 '독자'를 덧붙인 '자작나무독자'라서 너무 열성팬처럼 보일 것 같아 솔직히 좀 창피했다. 사실 닉네임을 이렇게 한 건 특별한 이유는 없고 그냥 작가님 블로그 눈팅용으로 만든 거라 구독자라는 의미로 설정한 것이다.  하여튼 온라인 상의 이름이 오프라인에서 불리니 기분이 이상했다 (부정적인 의미는 아니다)
그리고 감사 인사는 내가 해야하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도 한편으론 정말 감사했었다. 최근에 여러모로 힘든 일이 있어서 고맙다고 하신 게 개인적으로 위로가 되기도 했다. 원래 딱히 작가님께 내 닉네임을 밝힐 생각은 없었는데 언급해주신 덕분에 상품권을 받아서 사인회 때 슬쩍 얘기를 꺼냈다. 그리고 뭔 생각이었는지 아직도 이해가 안 되는데 종이에 편지를 휘갈겨 써서 드렸다. 이걸 생각하면 아직도 창피하다. 안읽으셨길 바란다............으아 창피해 그냥 감사하다고 말씀만 드릴걸 !!! 
아무튼 내가 그 사람이라는 걸 알려드렸더니 이름 밑에 닉네임도 써주셨다. 혹시 몰라 본명은 자르고 올렸다.

 
원래 교보문고 상품권 받았으면 좋겠다고 사회자분에게 말씀드렸는데 실제로 온 건 배달의 민족 상품권이었다. 최근에 돈을 아끼려고 강제로 배달을 못 시키고 있던 터라 오히려 잘 된 거긴 했다. 그래서 작가님 덕분에 전부터 먹고 싶었던 황올을 시켜서 먹었다 하하 아직도 감사해 하고 있다. 문형배 작가님과 교보문고 Vora 모두에게 감사드린다. 북토크가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웠기 때문에 나중에 vora에서 하는 다른 강연들도 들어볼까 한다.
 
책을 읽고 난 바로 직후와 북토크를 다녀온 직후에 글을 썼으면 그때의 감동을 더 잘 담아낼 수 있었을 텐데....진작에 기록하지 않은 걸 후회하고 있다. 더 이상 기억이 휘발되기 전에 쓴 게 그나마 다행인 걸까? 이제 다시 정신 차리고 연구나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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